'셀프스토리지'로 불리는 공간 임대 시장이 커지고 있다. 주거비용 상승과 더 넓은 공간을 원하는 수요가 맞아떨어져 지난 1년간 50% 이상 성장한 것으로 추정된다.
셀프스토리지는 토지비용 등이 올라가면서 생긴 신개념 부동산 재임대 비즈니스로 국내에선 생소하지만 미국 등 선진국에서는 보편화된 시장이다. 오피스, 주택 등 본연의 부동산 외에 별도의 공간이 있어야 하는 수요를 겨냥한 시장으로 이삿짐 보관부터 기업 문서 저장, 소규모 물류 거점, 미술품과 같은 고가 수집품 보관 등 다양한 형태로 이용된다.
상업용 부동산 및 투자관리 회사 존스랑라살(JLL)코리아에 따르면 국내 셀프스토리지 지점은 지난 5월 기준 300개로 1년 전(192개)보다 56.4% 늘었다. 지역별로는 셀프스토리지의 약 53.0%가 서울에 있고 경기(30.4%)와 부산권역(부산·울산·경남, 7.8%)에 몰려 있다. 국내에서 셀프스토리지가 성장하는 가장 큰 이유는 주거비용이 늘었기 때문인데 서울 등 주거비가 높은 수도권에 몰려 있는 것이 이런 사실을 뒷받침한다.
셀프스토리지 수요층은 기업과 개인 등 다양하지만 국내에서는 주거 공간의 확장이라는 의미가 크다. 국내 셀프스토리지가 비교적 안락하고 쾌적한 분위기의 물품 보관 서비스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는 이유다. 소비자가 매달 정기적으로 일정 금액을 지불하고 공간을 임대하는 일종의 '구독경제'로 볼 수 있다는 설명이 설득력을 얻는다.
관련 어플리케이션을 기반으로 디지털 잠금장치 및 출입 시스템 등으로 24시간 접근이 가능한 디지털 기술을 도입한 서비스도 있다. 사물인터넷(IoT)을 이용해 쾌적한 환경을 유지하기 때문에 생활용품, 가구뿐만 아니라 고급 의류, 와인, 미술품, 서적 등을 수집하는 마니아 층도 지속적으로 유입되고 있다. 국내 셀프스토리지 선두 업체 다락에 이어 아이엠박스, 타스토리지, 큐스토리지, 박스풀 등 신생 업체들의 진입도 늘고 있다. 상주하는 직원을 두거나 냉난방 시설을 통해 온·습도를 유지하고 택배를 이용한 픽업 및 배송 등 다양한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한다.
부동산시장에서는 셀프스토리지는 빈 업무 및 주거 시설을 활용할 수 있는 방안으로도 거론된다. 공실인 오피스빌딩, 오피스텔, 지식산업센터 등을 셀프스토리지로 활용할 수 있고 셀프스토리지 입점 후 안정적인 수익 창출과 자산가격의 상승 기회를 노릴 수도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