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런던·베이징 등 세계 주요 도시의 오피스 공실률이 치솟고 있는데 비해 서울은 빈 사무실을 찾아보기 어려운 것으로 조사됐다. 세계적 흐름과 역행하는 데는 근무 문화의 차이가 큰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상업용 부동산 서비스업체 알스퀘어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서울 오피스 시장 평균 공실률은 2.2%로 집계됐다. 서울·분당에 있는 연면적 1000평(3300㎡) 이상 오피스 빌딩 954개를 조사한 결과다. 지역별 공실률은 ▶서울 도심권 2.9% ▶강남권 1.8% ▶여의도권 1.4% ▶판교.분당권 1.9% ▶기타 지역 2.4% 수준이다. 2021년 3분기부터 9분기 연속 자연공실률 5%를 밑돌고 있다. 자연공실률은 공급과 수요가 균형인 상태에서 최저 공실률을 뜻한다.
반면 외국에선 ‘탈오피스’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미국 부동산 조사회사인 코스타(Costar)의 3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영국 런던(9%)과 미국 뉴욕(13.4%)·샌프란시스코(20%)의 공실률은 2003년 조사가 시작된 이래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베이징(24%) ▶상하이(21%) ▶홍콩(15%) ▶싱가포르(9%) 등 아시아 주요 대도시도 높은 공실률을 보였다.
외국의 경우 코로나19 이후 재택근무가 활성화되면서 오피스 엑소더스를 촉발했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는 "미국은 기업과 근로자 모두 재택근무 선호도가 높아 오피스 수요가 감소하고 있다”고 했는데 실제로 미국 근로자들은 1주일에 약 3.5일 회사로 출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이전보다 30% 감소한 수치다.
반면 한국은 팬데믹이 끝나면서 출·퇴근을 재개했다. 올 해 전 세계 34개국 직장인 4만2000여 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한국 직장인의 월평균 재택근무 일수는 1.6일로 세계 최저 수준이었다. 일본(2일)·대만(2.8일)보다도 적었고, 캐나다(6.8일)·영국(6일)·미국(5.6일) 등과는 차이가 더 벌어졌다. 여기에 서울 지역의 오피스 공급 부족도 공실률 감소의 원인으로 꼽혔다. 2021년 2분기부터 지난해 3분기까지 서울권역 내 오피스 공급량이 약 10만㎡로 직전 1년(2020년 2분기~2021년 1분기)간 공급량인 약 130만㎡ 대비 10%가 되지 않는 수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