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후계획도시 정비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노후 택지지구 개발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다. 경기 분당·일산·중동·평촌·산본 등 수도권 1기 신도시뿐 아니라 노원구 중계·상계 등 서울 택지지구도 추가 용적률을 적용받을 수 있게 됐다. 

노후도시특별법은 국회 본회의 등을 거쳐 내년 4월께 시행이 유력하다. 법 적용이 가능한 대상지는 20년이 넘은 100만㎡ 이상 택지다. 이 법이 통과되면 1기 신도시 등 과거에 높은 용적률로 개발돼 재건축이 쉽지 않았던 곳이 혜택을 받게 된다. 안전진단 면제와 함께 조건에 따라 용적률을 최대 500%까지 상향할 수 있어서다. 1기 신도시 용적률은 분당 184%, 일산 169%, 평촌 204%, 산본 205%, 중동 226%다. 다만, 세부 방침이 아직 구체화하지 않은 데다 부동산 가격 상승세도 주춤해 사업이 구체화하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게 일반적 예측이다. 

분당이 가장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분당구 정자동 한솔 1·2·3단지 통합 재건축 추진준비위원회는 주민설명회를 열고 사전 동의율을 현재 74%에서 90%대로 끌어올려 특별법 적용을 위한 선도지구로 지정받겠다는 계획이다. 인근 이매동 풍림·선경·효성, 시범단지, 정자일로 통합 재건축 등도 선도지구 추진을 공식화했다.

특별법은 기본적으로 1기 신도시 재건축을 겨냥해 만들어졌지만 서울도 혜택을 볼 전망이다. 서울에서 가장 유력한 지역은 노원구 상계와 중계택지개발지구가 꼽힌다. 노원구는 30년이 넘은 노후 단지만 42개, 총 6만5000여 가구로 서울시 25개 자치구 중 가장 많다. 안전진단을 막 통과했거나 안전진단을 추진하는 초기 단계 재건축이 많다.

강서구 가양, 등촌지구 등도 후보군으로 거론된다. 면적이 100만㎡에 못 미치더라도 인접한 2개 이상 택지 면적의 합이 100만㎡ 이상이거나 같은 생활권을 구성하는 구도심이면 이 법을 적용받을 수 있어서다. 가양지구는 97만㎡, 등촌지구는 76만㎡다. 목동은 면적과 노후도 요건은 충족되지만 이미 지구단위계획이 결정돼 특별법을 새로 적용하려는 수요가 크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하지만 당장 1기 신도시에 재건축 바람이 불기는 어려울 것이란 분석도 있다. 단지별 추진 여건이 다른 데다 지자체와의 이견, 부동산 시장 침체 등 넘어야 할 산이 많기 때문이다. 1기 신도시는 리모델링과 재건축이 혼재돼 사업을 진행한 만큼 주민 간 합의가 필요한 상황이며 가격과 수요 등을 고려했을 때 오히려 서울에서 먼저 적용 단지가 나올 수 있다고 진단하는 전문가도 있다. 

부동산R114 윤지해 연구원은 “현 정부에서는 마스터플랜을 세우고 특별법을 제정하는 것까지 가능할 것이고, 3기 신도시가 완성될 때쯤 1기 신도시 특별법에 따른 재건축 활성화 및 공급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