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공유 오피스인 위워크가 파산함에 따라 그 충격이 한국 오피스시장에도 미치고 있다. 위워크 한국법인 위워크코리아는 국내 빌딩 주인과 맺은 임대차 계약도 저울질하고 있다. 위워크코리아가 빠져나가면 공실률이 치솟는 등 국내 오피스시장에 부정적 영향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위워크코리아는 서울 17곳, 부산 2곳에 지점을 두고 있는데 서울스퀘어, 오투타워, 더케이트윈타워 등 대형 오피스에 둥지를 틀면서 한때 ‘공실 해결사’로 통하기도 했다. 2016년 서울 강남역 홍우빌딩에 터를 잡으면서 국내 시장에서 사업 범위를 확장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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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위워크코리아는 입주한 주요 건물 빌딩주에 임대차 계약 조정을 요청하는 공문을 발송했다. 위워크는 임차한 빌딩의 면적을 줄이거나 임차료를 낮추는 것은 물론 빌딩 임차계약 해지까지 폭넓게 검토하고 있다. 위워크코리아는 올해 1분기에 이 같은 협상을 매듭짓겠다는 계획이다.
위워크코리아의 구조조정 작업은 위워크 본사의 파산과 맞물린다. 지난 해 11월 위워크는 미국 법원에 연방파산법에 따라 파산 보호를 신청한 바 있다. 위워크 등은 구조조정 속도를 높이기 위해 컨설팅 업체인 알바레즈&마살(A&M)과 관련 계약을 맺었다. A&M은 2008년 금융위기를 촉발한 리먼브러더스의 구조조정 자문을 담당해 유명해진 곳이다.
위워크가 입주해 있는 빌딩을 보유한 자산운용사는 비상이 걸렸다. 위워크가 이탈하면 빌딩 임대 면적의 30% 안팎이 비게 된다. 그만큼 빌딩 가치도 추락할 수밖에 없다. 위워크 비중이 높은 빌딩은 가치가 반토막이 날 수도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위워크의 위험은 해외에서 이미 현실화됐다. 새마을금고가 투자한 영국 샤프츠버리 오피스가 대표적이다. 빌딩 전체를 빌려 쓰는 위워크가 빠져나가자 지난 해 건물 가치가 전년보다 50% 가까이 폭락했다.
위워크가 빌딩 주인인 운용사와 소송전을 벌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위워크는 2020년 종로타워 임대차 계약을 해지할 때 KB자산운용과 갈등을 빚었다. KB자산운용은 임대차 계약을 해지하려는 위워크를 대상으로 소송을 검토한 바 있다. 하지만 판결이 나오기까지 적잖은 시간이 걸리는 것을 고려해 소송하지 않았다.
태영건설 워크아웃에 이어 위워크 구조조정 여파까지 덮치면서 빌딩 시장이 한층 더 차가워질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빌딩을 굴리는 운용사들은 연기금을 비롯한 기관의 자금 모으기에 차질을 빚을까 봐 전전긍긍하고 있다. 리딩자산운용은 강남파이낸스플라자 인수를 위한 우선협상대상자에 올랐지만, 최근 이 협상대상자 지위를 박탈당했다. 전략적투자자(SI)로 나선 IBK캐피탈이 투자심의위원회 문턱을 넘지 못하는 등 자금 모집에 실패한 결과다.
한 부동산 관계자는 “올 들어 위워크 파산으로 부동산 시장에 찬물을 끼얹었다”며 “태영건설 워크아웃으로 얼어붙은 상황에서 위워크까지 이탈하면 시장에 적잖은 충격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