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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합건물소식

월세 치솟는데 오피스텔 매매는 여전히 찬바람

신형범 기자 입력 2024.03.18 23:34 수정 2024.03.18 23:34

전세 사기 여파로 눈을 월세로 돌리는 청년들이 늘면서 오피스텔 월세가 연일 치솟고 있다. 그럼에도 오피스텔 매매는 여전히 찬바람이다. 아파트 대비 유리했던 세제 혜택은 사라진 반면 아파트만큼의 시세차익을 기대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지난 달 전국 오피스텔 월세가격지수는 100.14를 기록하며 2018년 1월 조사가 시작된 이후 최고점을 기록했다. 9개월 연속 오름세다. 특히 서울의 오피스텔 월세 상승 폭은 0.21%로, 전달(0.09%)의 두 배가 넘었다. 반면 2월 전국 오피스텔의 매매가격 지수는 99.71로 전달 대비 0.15% 내렸다. 2022년 7월(-0.03%) 이후 20개월 연속 내렸다. 서울을 포함해 수도권, 지방 등 모든 지역에서 매매가가 하락세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주거용 오피스텔은 도심 접근성이 좋고 단독주택이나 빌라보다 깔끔해 1~2인 가구·청년층 선호도가 높지만 매매가격과 전세가격의 차이가 크고 환금성은 떨어져 시세차익을 노리기 어렵다. 이 때문에 오피스텔은 고정적인 월세 수입을 만들고 싶은 유주택자들이 투자 목적으로 매입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한국부동산개발협회가 서울 오피스텔 1500실을 표본 조사한 결과 오피스텔 거주 가구의 약 83%는 임차인이고 69%가 20~30대다. 1~2인 가구 비율은 92에 달한다.

그러나 집값 과열기던 2020년 8월, 주거용 오피스텔을 ‘주택 수’에 포함하는 규제가 도입되면서 오피스텔의 투자 매력도가 급감했다. 당시만 해도 오피스텔은 강도 높은 다주택 중과 규제를 피해갈 수 있는 틈새 상품으로 인기가 높았는데 이때를 기점으로 오피스텔에도 아파트와 동일한 수준의 세금이 부과되기 시작했다.

여기에 2022년 하반기부터 예금금리까지 오르자 오피스텔의 투자 수요는 더 얼어붙었다. 지난 2월 오피스텔 수익률은 5.28%인데 리스크가 제로에 가까운 은행 정기예금 금리가 연 4%를 웃도는 상황이라 오피스텔의 투자 매력도는 높지 않다는 게 시장의 판단이다.

전문가들은 오피스텔 매매 시장이 단기간 내 회복되긴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NH농협은행 김효선 전문위원은 “월세가 올랐다고 해도 소폭인 데다 대출 금리가 워낙 높아 월세로 대출금리 이상을 회수하기가 쉽지 않다”고 했다. 연세대 경영대학 고준석 교수도 “오피스텔 수익률이 올라간 건 월세 상승 폭보다 매매가 하락 폭이 더 커서 생긴 착시효과”라며 “차라리 환금성이 좋은 소형 아파트에 투자하는 게 더 나은 선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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