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강원 원주시에서 더테라스 바이 레드우즈파크는 640실에 대해 청약 접수를 했지만 신청자는 단 1명뿐이었다. 이 오피스텔 전용면적 49m² 분양가는 3억∼4억 원대로 인근 아파트 푸른숨휴브레스(1110채) 전용 84m²의 호가인 3억 원보다 높았다. 지방은 아파트 시장도 침체한 상황인데 오피스텔은 사정이 더 심각하다. 미분양을 털어내려면 할인 분양까지 진행해야 할 형편이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8월 서울 오피스텔 매매가격지수는 전월 대비 0.03% 오른 것으로 조사됐다. 2022년 9월 이후 1년 11개월 만에 상승세로 돌아섰다. 서울 아파트 가격 상승세가 지속되자 실수요층이 교통 여건이 편리한 역세권 오피스텔로 눈을 돌린 영향으로 분석된다.
권역별로 영등포·양천·동작·강서구 등이 있는 서남권(0.09%), 마포·서대문·은평구 등 서북권(0.06%)의 매매가격이 전달 대비 상승했다. 서울 오피스텔 시장의 반등 조짐은 분양시장에도 영향을 미쳐 2월 서울 동대문구 이문아이파크자이 584실 모집에 1237명이 몰렸다.
하지만 지방 오피스텔은 상황이 다르다. 지난달 매매가격지수는 전월 대비 0.28% 하락해 2021년 1월부터 하락세를 지속하고 있다. 광주와 대구가 각각 0.39%, 0.60% 하락하는 등 대부분 지역에서 전달보다 하락 폭이 확대돼 좀처럼 시장이 살아나지 못하고 있다. 최초 분양 가격보다 가격이 떨어진 이른바 ‘마피’(마이너스 프리미엄) 매물과 미분양이 쌓이고 있다. 부산 서면 롯데캐슬 엘루체 오피스텔 전용 29㎡는 이날 현재 1억8120만 원에 매물이 나왔다. 분양가보다 1500만 원 내린 가격이다. 2020년 7월 청약 당시 평균 경쟁률 94 대 1을 보였지만 부동산 침체를 피하지 못했다. 집값 급등기 때는 대출을 끼고 투자하려는 수요가 많았지만 지금은 얼어붙은 상황이며 고금리를 버티지 못한 마피 매물도 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