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을지로 3가에 들어설 프라임급 오피스 ‘원엑스(ONE X)’는 원래 내년에 준공 예정이었다. 하지만 인허가 절차가 지연되면서 준공이 3년이나 연기됐다. 연면적 17만㎡ 강북 최대 오피스 개발사업으로 주목받았지만 올 4월에야 시행계획 인가를 받아 착공이 가능해졌다. 또 중구에서 진행 중인 서울역 북부역세권 복합개발사업도 준공 시점이 당초 2027년에서 2029년으로 2년이나 미뤄졌다. 철도 유휴부지를 연면적 34만㎡ 규모 빌딩으로 개발하는 프로젝트인데 공사비 급등 등 문제들이 불거져 준공이 지연된 것이다.
서울 도심 중심업무지구(CBD)에 향후 5년간 공급할 오피스 물량이 당초 계획의 3분의 1수준에 그칠 전망이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규제 강화와 오피스 공급 전망에 대한 예측이 잘못돼 사업 진행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서울 오피스 임대가격지수가 상승 추세인데 ‘공급 가뭄’으로 향후 임대료 상승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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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스 공급에 영향을 준 요인은 오락가락한 공급 전망이다. 공급 전망이 워낙 급변해 사업 속도에 영향을 주고 있는 것이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오피스 공급자의 이해관계에 따라 공급 물량 전망치가 급변하는 경우가 있다”면서 “이 같은 시장 교란행위가 수요공급 예측에 악영향을 미치고 원활한 공급 속도에 장애가 된다”고 지적했다.
공사비 상승도 오피스 공급을 막는 주요 요인이다. 올해 6월 비주거용 건물 건설공사비지수(2020년=100)는 130.63으로 2021년 6월(111.60)과 비교해 4년 새 17% 상승했다. 서울 성동구에 건축 중인 한 오피스의 공사비는 3.3㎡당 800만 원에서 1200만 원으로 50%가량 뛰었다. 대형사가 PF에 참여하는 프라임 오피스의 경우 상승분을 감내할 여력이 되지만 일반 오피스는 공사비 탓에 사업을 중단하는 사례가 빈번하다.
지방자치단체의 과다한 공공기여 요구로 수익성이 떨어지는 점도 공급을 가로막는 요인이다. 오피스 개발로 수익을 내려면 기본적으로 용적률 1500% 이상이어야 하는데 이를 위한 지자체의 공공기여 요구는 계속 상승하는 반면 공사비를 포함한 원가는 높아지고 있어 수익성은 점점 떨어질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지적도 설득력이 있다.
오피스 공급에 차질이 빚어지면서 향후 임대료 상승 우려가 커질 것으로 보인다. 올해 2분기 서울 오피스 임대가격지수는 전 분기 대비 1.06% 상승했다. 신규 공급 부족 등의 여파로 서울 강남대로와 테헤란로, 광화문 일대 오피스 공실률이 낮아진 영향 때문이다. 현재 서울 오피스 공실률은 자연 공실률로 평가하는 5% 수준이다. 상업용 부동산 전문가는 “재택근무 확산에도 불구하고 사무실 내 1인당 사용 면적이 넓어지면서 오피스 임차 공간은 확대되는 추세”라며 “신축 및 최신 시설을 갖춘 오피스로 수요가 몰리면서 2030년 CBD 오피스 공실률은 자연 공실률을 제외하고 0%에 가까울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