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안 ‘아파트 대체재’로 인기를 끌던 오피스텔 시장에 찬바람이 부는 중이다. 대출, 세금 등 아파트 규제가 대폭 완화되면서 오피스텔 투자 매력이 더 떨어졌기 때문이다. 서울시에 따르면 지난 1월 서울 오피스텔 거래량은 438건으로 지난해 12월(839건)의 절반 수준으로 급감했다. 같은 기간 서울 아파트 거래량이 837건에서 1317건으로 57% 증가한 것과 대비된다. 오피스텔 매매가격도 연일 하락세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 1월 서울 오피스텔 매매가격지수는 102.08로 지난해 12월 대비 0.26% 떨어졌다. 서울 오피스텔 매매가는 지난해 9월 이후 매달 낙폭을 키우는 중이다.
정부가 아파트 규제를 강화하면서 오피스텔은 실수요자 사이에서 인기를 끌었다. 특히 아파트 못지않은 면적을 갖춘 ‘아파텔’이 인기를 주도했다. 아파텔은 전용 60~85㎡의 주거용 오피스텔로 아파트와 오피스텔을 합친 용어다. 오피스텔은 청약통장이 없어도 청약이 가능하고, 100% 추첨제로 당첨자를 뽑아 청약 가점이 낮은 젊은층, 신혼부부들이 선호했다. 덩달아 오피스텔 분양가도 상승 곡선을 이어갔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전국 오피스텔의 3.3㎡당 분양가는 2020년 1166만 원에서 2021년 1296만 원, 지난해 1573만 원으로 뛰었다.
서울 오피스텔 분양가는 상승 폭이 더 컸다. 2020년까지만 해도 분양가가 3.3㎡당 2077만 원 수준이었지만 2021년 3007만 원, 지난해 4173만 원으로 2년 새 2배가량 치솟았다. 그럼에도 실수요자들이 꾸준히 몰리면서 청약 경쟁이 치열했다. 하지만 최근 들어 분위기가 달라졌다. 정부가 대출, 세금 등 아파트 규제를 대거 완화하면서 상대적으로 오피스텔 매력이 떨어졌다. 전입신고를 한 주거용 오피스텔은 세법상 주택 수에 포함돼 취득세, 양도소득세 중과 대상이 되는 점도 악재다. 무엇보다 최근 출시된 특례보금자리론 대상에서 오피스텔이 제외되면서 오피스텔 투자 수요가 급감했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오피스텔 시장 침체가 지속될 것으로 내다본다. 서울, 수도권 인기지역 아파트마저 매매가가 수억 원씩 하락하는 상황에서 오피스텔 수요가 나홀로 회복하긴 어렵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부동산 경기 침체에도 고분양가 오피스텔이 속속 등장하면서 미분양 물량이 점차 쌓여갈 가능성이 높다. 오피스텔에 투자하려면 분양가와 주변 시세를 꼼꼼히 비교하고 대출 부담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