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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관·협회소식

부실 시공, 전문 인력 부족 및 구조적 문제

신형범 기자 입력 2023.08.11 08:32 수정 2023.08.11 08:32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철근 누락' 사태와 관련해 건설 공사 설계 감리 개선방안이 본격 검토되는 상황에서 건축업계는 공정 상의 본질적 문제를 짚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건축사무소들은 건축구조기술사 인력이 부족해 구조안전의 정확성은 물론 진단을 받는 것조차 어렵다고 하소연한다. 건물구조 안전 등의 기준은 강화되고 있는데 구조기술사의 허가를 의무화하고 있어 이 과정에서 설계의 정확도는 물론 공사 진행에 차질을 빚는 경우도 자주 발생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이번 LH의 '철근 누락' 사태의 원인으로 설계와 시공, 감리 전 부문에서 문제점이 발견됐는데 설계부의 문제점에는 이 같은 구조기술사 인력 부족이 주 원인이라는 주장이다.  

 

통상 건축사무소는 순수 설계도면을 만들고 여러 전문영역에서 각 분야 설계도면을 받은 뒤 이를 첨부해 시공사에 넘긴다. 구조도면은 건축구조기술사가, 설비도면은 설비기술사, 전기도면은 전기기술사가 만드는 식인데 구조설계 자체가 허술할 경우 건축사들도 이를 걸러내기가 쉽지 않는 게 현실이다. 실제로 구조기술사는 건축사에 비해 인력이 턱없이 부족한 실정.  

 

지난 해 기준 건축사무소는 1만6천여 개인데 비해 구조기술사무소는 613개에 불과하다. 특히 올해 건축기술사 시험 합격자는 두 명 뿐인 것으로 조사됐다. 더구나 건축구조기술사는 공학기술에 가까워 전문 인력을 단기에 충원하는 것도 쉽지 않다. 건국대 안형준 교수는 "단기적으로 건축구조기술사를 늘리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전문성의 깊이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감리회사도 건물구조 안전을 알 수 있게 안전에 대한 교육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현장에서 안전기술자와 설계자들 사이의 소통이 원활하지 않은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이는 건축주의 잦은 설계 변경과 시공사들의 공기 단축 및 비용 절감 요구들이 맞부딪히는 건설공사 현장의 특성 때문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 건축사무소 대표는 "건설 중에 설계도면을 보고 경제성을 따지며 철근이 과도하게 배치됐다며 빼는 경우가 있다. 법규 상으론 문제가 없기 때문에 구조적으로 문제가 되지 않는다면 시공사 요구대로 건축사가 설계한 철근을 비용절감 차원에서 빼도 되는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한편 한 구조기술사는 "도면 대로 시공하지 않으면 책임을 추궁받으니 도면대로만 진행하는 측면이 있다. 구조기술사들이 다시 점검해야 하는데 체계상 대응할 수 없는 게 현장의 실정"이라고 현실적 한계를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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