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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합건물소식

공유경제 이대로 추락하나

신형범 기자 입력 2023.08.28 23:06 수정 2023.08.28 23:06

새로운 경제 모델로 주목받던 ‘공유경제’가 흔들리고 있다. 코로나 이후 배달음식 시장 축소로 공유주방 회사들이 타격을 입었고 공유모빌리티 스타트업들은 출혈 경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게다가 공유경제 회사가 관리하는 공유 공간과 물품에 대한 신뢰도가 떨어지면서 사업 모델 자체에 대한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

 

스타트업업계에 따르면 서울 강남에서 운영 중인 한 공유주방 지점 44개 중 31곳이 입점 식당이 없어 비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코로나 시기 배달업계가 활황일 때 공실이 없던 배달형 공유주방 공실률이 지금은 70%에 이른다. 배달형 공유주방은 넓은 매장을 임차하거나 매입해 9.9~26.4㎡의 작은 주방으로 나눈 뒤 배달전문 식당을 입점시키는 모델이다.

 

하지만 배달 시장이 위축되면서 공유주방 입점을 원하는 식당 수가 크게 줄어들었다. 심지어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하는 사례가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시간제 공유주방 플랫폼 ‘나누다키친’ 운영사인 위대한상사도 경영난으로 파산 절차를 밟고 있고 개러지키친은 점주 등 90여 명의 채권자에게 보증금을 돌려주지 못한 채 파산했다.

글로벌 공유오피스 미국 위워크 본사가 파산 위기에 몰리면서 한국 지사인 위워크코리아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위워크코리아는 2020년 4월 이후 신규 지점 개설이 없다. 2021년 11월 서울 종로타워점을 폐점해 오히려 점포 수가 줄었고 지난 해 순손실은 1399억원으로 매출보다 손실 규모가 크다. 또 다른 공유오피스 업체 패스트파이브는 지난해 매출(1186억원)은 전년(830억원)보다 늘었지만 영업손실은 39억원에서 93억원으로 두 배 이상 늘었다.

 

공유경제는 합리적인 가격과 이용자가 믿고 이용할 수 있는 게 핵심인데 공유경제라는 키워드만 내세우고 필수 요건을 갖추지 못해 어려움에 처한 회사가 많다는 분석이다. 신뢰를 얻기 위해선 높은 수준의 관리가 필요한데 들어가는 비용도 만만치않다. 카셰어링 업체인 그린카는 차량 문이 열리지 않거나 반납 처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등 관리 부실로 최근 도마 위에 올랐다. 지난 6월 기준 그린카 월간활성이용자수(MAU)는 21만 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32% 줄었다.

다른 한편에선 공유경제 모델이 안정적인 수익을 내기 어려운 사업구조란 지적도 나온다. 장기 고객을 확보하기가 쉽지 않고 입주한 식당과 회사의 경영이 어려우면 월세를 못 내거나 중간에 계약을 해지하는 사례가 많고 또 이들의 사업 규모가 커지면 공유공간에 머물 이유가 사라지기 때문이라는 것.

 

공유숙박 플랫폼 위홈은 최근 글로벌 숙박업체 에어비앤비를 공정거래위원회에 제소했다. 에어비앤비가 불법적으로 공유숙박 시장을 독점하고 있다는 게 이유다. 위홈은 규제샌드박스 실증특례를 통해 사업하고 있는데 ‘지하철역 반경 1㎞ 이내만 허용’이라는 또 다른 규제에 묶여 있다. 조상구 위홈 대표는 “현재 조건으로는 해외 업체 에어비앤비와의 경쟁에서 살아남기 어렵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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