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오피스 거래시장에서 한국이 차지하는 비중이 거의 20%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엔데믹 이후 오피스 복귀율이 다른 나라보다 높고, 공급은 줄어든 영향으로 분석된다.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리얼캐피털애널리틱스(RCA)가 조사한 보고서 ‘세계 자본 동향’에 따르면 올해 3분기 한국의 오피스 거래 규모는 약 48억5천만 달러로, 글로벌 전체 오피스 거래 규모(251억3천만 달러)의 19%를 차지했다. 2017년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한국의 오피스 거래는 그동안 5% 안팎을 꾸준히 유지해왔다. 2021년부터 2년간 분기별 비중을 보면 한국 오피스는 2~8%에서 움직였다. 올 1분기에도 1% 비중을 기록했으나 2분기 11%로 급격히 상승한데 이어 19%까지 치솟은 것이다.
한국은 거래 종결을 앞둔 자산이 많다. KB자산운용이 8500억원에 인수하기로 해 우선협상대상자에 오른 삼성SDS타워가 대표적이다. 연면적 9만9536.9㎡(약 3만110평)에 달하는 대형 자산으로 꼽힌다. 마제스타시티 타워1, 골든타워 등도 매각 마무리를 앞두고 있다. 거래가 종결된 건은 서소문동 KAL빌딩, 용산 더프라임타워 등이 있다. 한진칼은 KAL빌딩과 대지 중 일부를 자회사인 대한항공에 2642억원에 매각했다. 1984년 준공돼 대한항공이 1997년 본사를 이전하기 전까지 10여 년간 본사로 사용한 건물이다. 더프라임타워는 신한알파리츠가 이지스자산운용에 매각했는데 가격은 2384억원.
고금리에도 한국 오피스 시장이 거래 규모를 유지하는 이유는 재택근무를 마치고 사무실로 복귀한 비율이 다른 국가보다 높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직무보다 역할, 결과보다 과정을 중시하는 한국 특유의 문화 때문에 팀원 간 협의, 보고를 위해 재택근무보다 사무실 근무를 선호하기 때문이다.
미국 부동산서비스업체 CBRE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5~6월 한국에서 주 3일 이상 사무실로 출근하는 사무직 근로자 비율은 약 85%로 유럽(78%)이나 미국(75%)보다 높았다. 근무일 모두 사무실로 출근하는 경우는 한국이 50% 인데 비해 미국과 유럽 국가는 35%를 밑돌았다. 오피스 수요가 늘어나는 것에 비해 공급이 부족한 점도 시장에 영향을 주고 있다. 이지스자산운용의 ‘서울 오피스 수요 진단과 향후 전망’에 따르면 1만 평 이상 신규 공급은 2024년까지 멈춘 뒤 2025년부터 재개될 것으로 내다봤다. 향후 2년간 대규모 오피스 공급이 부족하다는 뜻이다. 반면 수요는 확대되는 추세다. 사무직 종사자 1명당 오피스 점유 면적도 2021년 44% 상승하는 등 가파르게 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