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년 동안 지지부진하던 신월곡1구역 도시정비사업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속칭 ‘미아리 텍사스’라고 불리며 성매매 집결지였던 서울 성북구 하월곡동 일대는 '2004년 성매매방지특별법' 발효 이후 쇠락의 길을 걸으며 현재는 50곳 정도가 영업 중이다. 하지만 다음 달부터 이주가 급물살을 타면서 ‘미아리 텍사스’는 역사 속으로 사라질 예정이다.
신월곡1구역 도시환경정비사업조합은 10월 중순부터 내년 2월 말까지를 이주 기간으로 정하고 이달 중 이주 공고를 낼 계획이다. 신월곡1구역 재개발은 하월곡동 88 일대 5만 5112㎡에 지하 6층~지상 47층, 10개 동 아파트 2244가구와 오피스텔 498실, 생활형 숙박시설 198실이 들어서는 사업으로 시공은 롯데건설이 맡는다.
해당 구역은 2009년 1월 도시환경정비구역으로 지정됐다. 그 해 8월 조합이 설립됐지만 조합원 간 내홍, 성북2구역과의 결합 개발 등으로 난항을 겪어 왔다. 또 지난 3월에는 사업시행계획인가 절차에서 중앙토지수용위원회 공익성 의제가 누락돼 사업 자체가 좌초될 뻔했다. 공익성 의제 협의는 무분별하고 기습적인 토지수용을 막기 위해 토지수용 이전에 정부의 검토와 동의를 받는 과정이다. 하지만 5월 조합 측이 중토위를 상대로 낸 가처분 이의신청을 법원이 인용하면서 사업은 다시 본궤도에 진입했다.
하지만 풀어야 할 숙제는 여전히 남아 있다. 성매매 업소 세입자 대부분이 이주에 따른 손실보상금을 받을 수 없는 상황인 데다 천정부지로 치솟은 공사비 문제도 롯데 측과 풀어야 할 숙제. 김창현 신월곡1구역 조합장은 “업소 대부분이 사업자 등록이 안 돼 있어 손실보상금 대상에는 해당하지 않고 동산 이전비만 산정한 상태지만 되도록 빨리 가능한 방법을 찾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공사비에 대해서는 “시공사 측에서 처음보다 훨씬 오른 3.3㎡당 700만원대를 이야기하고 있다”며 “상황이 바뀐 것을 감안하더라도 현실적인 조건도 무시할 수 없어 건설사와는 600만원대에서 조율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