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20년 동안 다섯 차례 매각을 추진했으나 여전히 공터로 남아있는 ‘상암DMC 랜드마크’를 다시 시장에 내놓는다. 핵심은 주거·업무시설 비중을 늘리고 호텔·컨벤션 시설은 줄여 민간 업체들의 투자 매력도를 높이기로 한 것. 서울시는 상암DMC 랜드마크 용지 투자 유치를 위해 14일부터 14일간 지구단위계획 변경안에 대한 열람공고를 시행한다고 밝혔다.
서울시는 올해 6월 16일 5차 매각이 유찰된 후 부동산업계와 전문가 의견을 수렴했는데 현재 조건으로는 사업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잇따르자 이를 반영해 공급 조건을 변경했다. 일단 주택공급 정책을 고려해 주거 비율을 연면적의 20% 이하에서 30% 이하로 확대했다. 주거는 아파트, 오피스텔 등을 포함한다. 또 비즈니스센터의 기능을 유지할 수 있는 선에서, 호텔 등 숙박시설은 기존 20% 이상에서 12% 이상으로 줄이고 문화·집회시설도 5% 이상에서 3% 이상으로 낮췄다. 업무시설 등 기타 지정용도는 20% 이하에서 30% 이하로 늘릴 수 있도록 했다.
이번 지구단위계획은 세부 계획의 가이드라인 수준이다. 세부 건축계획은 우선협상대상자와 서울시가 협상해 지구단위계획 결정과 건축 인허가 단계에서 구체화할 계획이다. 상세 절차는 서울시가 민간으로부터 용지매입신청서를 접수받아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하고 계약을 체결한다. 이후 민간 매수자가 세부 건축계획을 작성하고 DMC관리자문단 등의 자문을 거쳐 세부개발계획을 신청한다. 이 지구단위계획은 도시건축공동위원회 심의를 거쳐 결정고시된다. 시는 지구단위계획 결정 절차가 원만히 진행되면 연말에 용지공급 공고를 다시 진행할 계획이다.
상암DMC 랜드마크는 상암동 1645번지와 1246번지 일대 총 3만7262㎡ 부지다. 시는 이곳에 50층 이상 빌딩으로 첨단복합비즈니스센터를 지을 계획이다. 이를 통해 서부권 경제 활성화와 DMC의 기능을 강화해 2030년 준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상암DMC 랜드마크 용지는 2004∼2016년 사이 네 차례나 매각이 추진됐지만 무산됐다. 2008년 사업비 3조7000억원을 들여 133층 규모의 빌딩을 조성하기로 했으나 대우건설 등 25개 출자사로 구성된 서울라이트타워가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어 결국 2012년 매매계약이 해제됐고 이후 빈터로 남았다. 올해 다섯 번째 매각 추진도 유찰됐다.
현재 시는 2025년 착공 목표로 마포구 월드컵공원에 서울링제로, 미디어아트파크, 테마숲길 등 서울공원 명소화 사업을 추진 중이다. 상암DMC 랜드마크 용지가 공원 명소화 사업과 연계되면 첨단기술과 자연, 관광이 어우러진 서북권의 광역중심지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시는 기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