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구 압구정의 '꼬마빌딩' 몸값이 가파르게 치솟고 있다. 압구정 아파트지구가 최고 70층, 1만 4500여 가구로 하는 재개발사업이 가시화되자 침체됐던 로데오거리가 들썩이고 있기 때문이다.
부동산 플랫폼 밸류맵에 따르면 올해 1~8월 압구정로 대로변 중소형 상업·업무용 부동산 가격은 토지면적 기준으로 평당 4억5392만 원으로 3년 전(2억378만 원)보다 약 123% 뛰었다. 올 3분기 서울 평균(8533만 원)보다 5배 이상 높은 수준이다. 인근 도산대로 꼬마빌딩도 1억1530만 원에서 1억8675만 원으로 올랐다.
압구정로 꼬마빌딩 가격이 오른 건 지난 4월 체결된 '깜짝 거래' 때문이다. 갤러리아백화점 맞은편 토지면적 581.6㎡, 연면적 980.2㎡의 지하 1층~지상 3층짜리 건물이 800억 원에 팔렸다. 평당 가격은 4억5000만 원으로 역대 최고. 이전 신고가인 2021년 한화갤러리아가 매입한 압구정로데로역 바로 앞 꼬마빌딩(평당 2억5000만 원)보다 80% 비싸다. 로데오 상권 안쪽은 호가가 2억 원대, 대로변은 3억 원대에 형성돼 있는데 비슷한 조건의 매물보다 1억 원 더 비싸게 팔렸다. 임대 수익보다는 미래가치와 상징성이 높다고 판단해 투자한 것으로 보인다. 이밖에 도산공원 바로 앞 토지면적 131.2㎡, 연면적 280.8㎡ 규모의 꼬마빌딩도 같은 달 3년 전보다 73% 상승한 평당 2억3000만 원에 거래됐다.
이는 압구정 상권이 3년 전부터 살아나기 시작한데다 인근 아파트 재건축이 가시화된 영향이 반영된 결과로 분석된다. 여기에 맞은편 압구정동 노후 아파트의 재건축이 진행 중인 것도 투자심리를 자극했다. 서울시는 신속통합기획을 통해 재건축 계획이 확정된 2~5구역 외에 1·6구역도 최고 50층 안팎까지 올릴 수 있도록 지구단위계획을 가결했다. 재건축이 완료되면 총 1만4520가구가 들어서게 된다.
다만 20~30대가 주로 찾는 맛집이 몰려들면서 유동인구가 많아져 투자가치가 상승한 효과는 있지만 호가가 올라간 상황에서 상업용 부동산에 영향을 주는 금리가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 상승세가 지속할 지는 미지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