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집합건물소식

수도권 투자형 상가 매물 무더기로 쏟아져

신형범 기자 입력 2023.09.18 19:25 수정 2023.09.18 19:25

고금리가 이어지면서 상업용 부동산 매수심리가 얼어붙어 수도권 지역에선 감정가의 반도 받지 못하는 '반값 상가'가 속출하고 있다. 임차인은 수익을 내지 못하고 임대인은 공실률로 골치를 썩으면서 이른바 '유령 상가'들이 잇따른 여파다. 여기다 분양이 안 돼 공사비 지급을 못하자 건설사가 유치권을 행사하는 상가도 경매시장에 풀리고 있다. 

 

경·공매 데이터업체 지지옥션에 따르면 지난달 경기지역 상가 낙찰가율은 55.3%로 집계됐다. 전달(73.5%)보다 18.2%포인트 떨어졌다. 서울(72.3%), 인천(64.6%) 등 다른 수도권 상가의 낙찰가율도 저조한 편이다. 경기지역 아파트(80.1%), 오피스텔(69.9%) 등 다른 부동산 낙찰가율이 회복세를 보이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수도권 상가는 지역에 상관 없이 유찰을 거듭하고 있다. 유찰이 세 번 이상 반복돼 최저입찰가가 절반 이하로 떨어진 사례도 많다. 이달 초 매각된 경기 고양 덕양구의 1층 상가(136㎡)는 감정가(19억원)의 반도 안 되는 8억6400만 원에 거래가 성사됐다. 세 차례 유찰로 최저입찰가가 6억원대까지 떨어지자 10명의 응찰자가 몰렸다.

경기 화성의 한 오피스텔 1층 상가(45㎡)는 지난 1일 감정가(6억9800만원)의 46%인 3억2000여만원에 낙찰됐다. 이 상가는 공실 상가가 아니라 보증금 2000만원에 월세 120만원인데 세 차례 유찰이 이뤄진 후에야 응찰자 8명이 입찰에 나섰다. 양주 삼숭동의 상가(105㎡, 5층)도 유찰이 세 번이나 거듭된 후에야 매각이 이뤄졌다. 감정가는 4억2400만원이었지만 최저입찰가가 1억4500만원까지 떨어졌고, 최종 1억9600만원에 낙찰됐다.

 

미분양 여파로 공사비를 지급하지 못해 경매에 나온 상가도 잇따르고 있다. 평택 포승읍의 한 빌딩은 건물주가 이자와 공사비를 감당하지 못해 9개 상가가 한꺼번에 경매시장에 나왔다. 이 중 7건은 매각이 성사됐고 나머지 두 건은 경매가 진행 중이다. 이 상가들은 낙찰가율 9~18%대에 겨우 매각됐다.

성남시 분당구 '성남여객종합터미널' 복합상가도 경매시장에 나왔다. 2000년대 경기 동부권 최대 터미널로 운영됐던 '성남여객종합터미널'은 코로나 사태를 겪은 이후 지난 1월 40년 만에 문을 닫았다. 지난 3월 1층 상가(5㎡)가 낙찰가율 76%에 매각된 후 올 들어 14건의 경매가 이뤄졌다. 지난 달엔 감정가 4600만원짜리 2층 상가(6㎡)가 2300여만원(낙찰가율 50.2%)에 새 주인을 찾았다.

 

금리가 떨어지고 유동성이 풀리지 않는 한 당분간 수익형 부동산시장은 위축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한 상가 거래 전문가는 "매수 심리가 살아나려면 상권이 살아야 하는데 소비심리가 좋지 않다"며 "지금으로선 상가를 낙찰받아도 수익을 창출하기 어려운 만큼 버틸 여력을 감안해 자금계획을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한국집합건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