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리와 경기침체 등의 영향으로 대체 주거시설인 오피스텔 시장이 크게 위축된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 정보를 전문으로 다루는 '부동산R114'가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1~8월 기준 전국 오피스텔 거래량은 1만7853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3만3939건)보다 47.4% 감소했다. 2021년 1~8월 거래량(4만3124건)과 비교하면 58.6% 줄었다.
오피스텔은 2021년 아파트가격 급등, 아파트에 집중된 규제의 풍선효과 등으로 거래가 활발했다. 당시 오피스텔 청약 경쟁률은 수백 대 1까지 치솟으며 열기가 뜨거웠다. 2021년 11월 ‘힐스테이트 과천청사역’ 오피스텔 청약에는 89실 모집에 12만4426명이 몰려 평균 경쟁률 1398대 1을 기록하기도 했다. 그러다 지난 해부터 분위기가 바뀌었다. 중도금과 잔금 대출에 개인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이 적용되면서 개인 소득이나 대출 여부 등에 따라 잔금 대출 전환이 불가능한 경우가 생겼다. 게다가 금리가 오르면서 오피스텔 시장 전반이 위축됐고 역전세난, 전세사기 등에 노출돼 임차수요가 급격하게 감소하면서 투자매력도 낮아졌다.
오피스텔이 외면을 받으면서 가격도 하락세다. 지난 7월 기준 오피스텔 매매가격지수는 99.55로 2020년 이후 최저치를 보였다. 지난 해 6월 이후 14개월째 하락 중이다. 수요가 줄자 오피스텔 공급량도 급감했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올해 전국 오피스텔 분양물량(예정 포함)은 2022년(2만6587실)보다 30.8%(8183실) 감소한 1만8404실로 조사됐다.
오피스텔의 침체가 길어지면 향후 주택 공급난이 심화할 수 있다. 실제로 올해 전국 1~8월 주택 착공 물량은 11만3892가구에 그쳤고 지난 해 같은 기간(26만1193가구)보다 56.4%나 줄었다. 그동안 부족한 아파트 공급 물량을 오피스텔이 일부 소화했지만 오피스텔마저 침체되면 공급난이 가중될 수 있다는 전망이다.
여경희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뚜렷한 수요 진작 방안이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당장 공급확대 효과를 기대하긴 어려워 보인다”며 “오피스텔 시장은 수요와 공급 모두 위축된 가운데 부진한 흐름을 이어갈 전망”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