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 ‘내 집’을 마련한 20·30대는 줄어들고 대신 집을 내놓은 20·30대는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서울 아파트값 상승률이 둔화할 것이라는 전망에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반 출생)가 더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법원 등기정보광장 내 소유권이전 등기 신청 현황을 보면 지난 8월 서울 집합건물(아파트·오피스텔 등) 매도인은 총 1만3052명이었다. 이 중 20대와 30대는 모두 1985명. 이는 전월(1546명)과 비교해 400명 이상, 1월(449명)에 비해 1500명가량 늘어난 숫자다. 반면 같은 기간 서울에 집을 사는 20·30대는 이 줄었다. 지난 7월 서울에 집합건물을 매수한 19~39세는 3780명이었는데 8월엔 3617명으로 100명 이상 줄었다.
특히 20·30대 ‘생애 부동산 최초 매수자’도 감소세를 보였다. 올 들어 지난 1월(663명)부터 5월(1792명)까지 꾸준히 늘다가 6월(1768명)에 주춤한 이후 7월에는 다시 2209명으로 반등한 바 있다. 그러나 8월 들어서는 2041명으로 168명 줄었다.
집값 상승률이 둔화하면서 젊은층의 매수세가 선제적으로 약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대출금리가 다시 오름세를 보이면서 금리 변동에 민감하고 금융 지식이 상당한 젊은층이 한발 빠르게 부동산 시장 흐름을 읽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최근 서울 아파트 시장은 지난 여름까지 빠른 회복세를 보였지만 현재는 소강상태다. 금리 인상, 대출 축소, 총선 등 변수가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쳐 당분간 관망세를 보일 것이란 전망이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특례보금자리론, 저점 매수 등으로 2030세대는 매수세가 강했는데 8월 이후 가격 메리트가 사라지자 뜸들이기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2030세대는 빠르고 풍향계 같아서 어느 정도 회복했다고 보고 처분하거나 차익 실현에 나선 것일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 부동산 급매물이 먼저 소진되고 상승률이 주춤해지면서 매수세가 다른 지역으로 옮겨갔다는 분석도 있다. 실제로 경기도에서 집합건물을 매수한 20·30대는 7월 9938명에서 1만1389명으로 늘었다. 생애 첫 부동산 매수도 6802명에서 7776명으로 증가했다. 전국으로 범위를 넓히면 20·30대 매수자는 7월 2만7979명에서 2만9458명으로 늘었다. 종잣돈이 부족해 주변 지역으로 밀려났다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는 이유다. 이 밖에 갈아타기 과정에서 매도가 자연스럽게 늘어난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현재 서울 아파트는 갈아타는 수요로 거래량이 월 3천건대를 유지되고 있어 젊은층의 매도 또한 그 영향으로 볼 수 있다는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