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상황을 예의주시하며 분양 일정을 조율하던 건설사들이 연말을 맞아 물량을 쏟아내면서 이달 들어 전국에서 아파트 5만 가구가 분양할 예정이다. 전국 11월 분양 예정 단지는 모두 56개로 4만9944가구가 분양을 앞두고 있다. 전년 동월 대비 35% 늘어난 규모다.
지역별로는 수도권에서 거의 절반에 가까운 2만3987가구가 공급된다. 경기도가 가장 많은 1만4868가구, 인천 5637가구, 서울 3482가구를 분양할 예정이다. 지방은 2만5957가구가 분양을 계획 중인데 부산(6806가구), 충남(4218가구), 광주(4218가구), 경남(2489가구), 충북(2157가구) 등에서 비교적 많은 물량이 나온다.
이 달 서울에서는 현대엔지니어링과 DL이앤씨가 송파구에서 올해 첫 강남권 분양 단지인 ‘힐스테이트 e편한세상 문정’ 1265가구를 분양한다. GS건설은 성동구에서 용답동 주택재개발로 ‘청계리버뷰자이’ 1670가구를 공급할 예정이다. 부산에서는 대우건설 컨소시엄이 남구 문현동에 지하 2층∼지상 28층, 8개 동 총 960가구 규모로 들어서는 ‘문현 푸르지오 트레시엘’을 분양한다.
청약 수요자들에게는 반가운 소식이지만 주택업계는 마냥 웃지 못하는 분위기다. 서울을 제외하면 지방은 물론, 수도권 안에서도 입지나 분양가에 따라 청약 성적이 엇갈리고 있어서다. 경기 화성시 동탄신도시에 공급된 ‘동탄 레이크파크 자연앤e편한세상’ 민영주택은 376.99대 1로, 지난달 분양 단지 중 전국 최고 경쟁률을 보였다. 분양가상한제 아파트로, 주변 시세 대비 월등히 저렴한 분양가가 청약 수요자들의 관심을 끌었다. 반면 지난 달 경기 김포시에서 분양한 ‘고촌센트럴자이’는 1순위 청약모집 때 6개 타입 중 4곳이 미달되며 평균경쟁률 1.9대 1을 보였다. 입지는 괜찮지만 주변 단지들의 실거래가보다 1억원 이상 높은 분양가가 발목을 잡았다는 평가다.
시중은행의 대출금리가 다시 상승하고 중동 정세 불안으로 유가 변동성이 커지면서 최근 부동산 시장의 회복세가 주춤하고 있다. 게다가 지난 9월부터 정부가 특례보금자리론 일반형 판매를 중단하면서 분양가에 민감해졌다. 앞으로 분양가가 계속 오를 것이라는 우려 때문에 서울 쏠림 현상이 심해지면서 분양시장의 양극화는 계속되고 부동산 전체 경기보다는 단지의 입지, 분양가 등을 꼼꼼히 따지는 수요자들이 더 많아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