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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관·협회소식

건물 용도변경, 복수용도 쉬워진다

신형범 기자 입력 2024.04.16 17:10 수정 2024.04.16 17:10

정부가 건축물의 용도 변경 체계를 더 유연하게 하기 위한 연구용역을 추진한다. 공간의 활용이 다양해지는데 특정 용도에 묶이는 한계를 개선하기 위해서다. 생활형숙박시설의 논란도 숙박시설을 오피스텔로 용도변경하는 과정에서 불거진 것이어서 향후 용도변경체제의 변화 과정에 관심이 쏠린다.

국토부는 ‘용도 변경·복수용도 지정 시 성능 위주 설계 도입을 위한 연구용역’을 준비 중이다. 사회가 변화하며 공간활용의 주기가 짧아지고 복합 활용 수요가 늘고 있지만 복수 용도로 지정되거나 용도를 바꾸는 게 쉽지 않아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판단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국민 생활이 더욱 다양해지는 가운데 도시 공간이 고밀도로 활용되며, 용도 변경도 잦아질 수 있고 복합 용도 수요도 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복수용도 지정 제도는 2015년에 도입됐는데 안전기준 등 관계법령상 규제로 인해 지난 해 말까지 실제 지정 건수는 23건에 불과했다. 가령 오피스텔과 생활형 숙박시설을 복수용도로 지정하려면 ‘오피스텔 건축기준’, ‘생활숙박시설 건축기준’을 모두 충족하고 더 엄격한 안전기준을 준수해야 한다. 아울러 그동안 통상적으로 사업 시행자들은 건축 시 최소 요건만 충족해 대부분 건축물은 단일 용도로만 쓰여왔다. 이로 인해 이미 준공한 건축물의 용도 변경이 까다로웠다. 최근 불거진 ‘생숙 대란’ 위기도 생활형 숙박시설을 오피스텔로 용도 변경하는 게 쉽지 않은 상황과 관련 있다.

사실상 주택 용도로 많이 쓰이는 생숙의 경우 숙박업 신고를 하지 않고 주거용으로 사용하면 시가 표준액의 10%를 매년 이행강제금으로 물어야 한다. 그러나 이미 지어진 생숙을 건축 기준이 더욱 까다로운 오피스텔로 용도를 변경하려면 지구단위계획 변경, 주민 100% 동의 등이 필요하다. 이에 향후 이행강제금 처분 유예가 끝나면 ‘생숙 대란’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이런 상황을 종합할 때 용도변경 체계가 유연해질 필요가 있다는 게 국토부의 판단이다. 용도변경 시 기존 ‘사양’ 기반 안전기준 검증 외에도 성능 기반으로 안전기준을 검증하는 대안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는 설명이다. 기존에는 복도폭, 직통계단까지의 거리 등 정량적인 기준 준수 여부를 통해 안정성을 확인했다면 ‘성능 기반’ 설계는 시뮬레이션을 통해 대피시간 확보, 화재진압 등 안전성을 검증하는 식이다.

 

이를 통해 용도 변경·복수용도 지정 시 대안설계 도입을 위한 화재·피난 위험성 평가 체계를 구축하고 사례 연구를 통해 대안설계의 안전성 검증과 대안 설계 도입을 진흥할 기반 마련을 추진한다. 이달 중 용역 발주 및 제안서를 접수·평가하고 내달 용역 계약과 연구에 착수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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