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말부터 이행강제금이 부과될 예정인 주거용 생활숙박시설(생숙)에 대해 논란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계약자들과 갈등을 겪어온 서울 강서구 ‘롯데캐슬 르웨스트’가 심의 끝에 오피스텔로 용도를 변경할 수 있게 됐다. 서울시 생숙 가운데 용도 변경 첫 사례로 이행 강제금 부과를 앞둔 다른 생숙까지 영향을 미칠지 주목을 끈다.
서울시는 지난 20일 도시·건축 공동위원회를 열고 ‘마곡 도시개발 사업 지구 단위 계획 변경안’을 수정 가결했다고 밝혔다. 강서구 마곡동 2만810㎡ 부지에 들어서는 롯데캐슬 르웨스트의 용도에 오피스텔을 포함하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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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행 강제금 부과 시점이 다가오면서 롯데캐슬 르웨스트를 포함해 전국 생숙 단지에서 “분양 때 사업자들이 실거주가 가능한 상품처럼 홍보했다”며 계약 취소를 요구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한국레지던스연합회에 따르면 현재 충남 천안과 경기 안산, 부산 남포동 등의 생숙 계약자들이 집단소송을 제기해 계약 취소와 손해배상을 요구 중이다. 준공을 앞둔 서울 중구의 ‘세운 푸르지오 지팰리스’도 일부 계약자와 법적 분쟁을 겪고 있다.
반면 사업자들은 “주택이 아닌 상품이라는 것을 충분히 알렸음에도 계약자들이 분양 대금을 제대로 내지 않아 PF(프로젝트 파이낸싱) 대출 상환 등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입장이다. 한 시행사 관계자는 “주거용으로 사용할 수 없다고 분명히 밝혔는데도 일부 계약자가 법무법인과 결탁해 떼를 쓰고 있다”고 말했다.
전국적으로 주거용 오피스텔로 용도 변경을 추진하는 생숙 단지가 많지만 현실적으로는 쉽지 않다. 분양받은 사람 전원의 동의를 받아야 하고 주차장 확충이나 복도 폭을 넓히는 등 건물 구조도 변경해야 한다. 실제로 지금까지 용도 변경에 성공한 사례는 르웨스트를 제외하고 경기 안양과 부산 해운대구에 있는 생숙 1200여 실에 불과하다. 정부도 “용도 변경을 원한다고 다 들어주면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