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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예술 엔딩코디네이터

현직 의사가 알려주는 외래진료 잘받는 꿀팁

신형범 기자 입력 2024.11.21 11:11 수정 2024.11.21 11:12

병원 가는 걸 병적으로(?)로 싫어하는 나는 감기 같은 가벼운 질병은 거의 참는 편이다. 아내는 그런 나를 미련하다고 늘 구박하지만 나는 자연치유의 힘을 믿는 쪽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몸 여기저기서 이상신호를 보내고 3~4일이면 낫던 회복기간이 점점 길어지는 걸 보면 나이는 어쩔 수 없나 보다. 

 

사실 ‘외래진료’라는 말뜻을 제대로 안 것도 그렇게 오래 되지 않았다. ‘입원진료’와 상대되는 개념으로 외부(병원 입장에서 볼 때)에서 병원으로 치료받으러 다니는 걸 뜻한다. 그러니까 ‘외래환자’는 병원 밖에서 오는 환자라는 의미로 순전히 병원 관점에서 만들어진 표현이다. 줄여서 ‘외래’라고도 하는데 흔히 대형병원에서 몇 시간씩 기다렸다 3분 진료받고 불만을 품고 나오는 바로 그 환자들이다. 어쩌겠나, 병원이 갑이고 환자가 을인 걸…

현직 의사(분당서울대병원 오흥권 교수)가 에세이 《타임아웃》에서 알려주는 외래진료 잘 받는 방법을 소개한다.

첫째, 옷을 단정하게 입는다. TPO(시간 장소 상황)에 맞게 옷을 입는 것처럼 병원 갈 때도 비슷한 자세가 필요하다. 정해진 규칙은 없지만 비싸고 좋은 정장을 하라는 얘기가 아니다. 의사 입장에선 아무래도 단정하게 복장을 갖춘 환자를 존중하게 된다. 그런 환자나 보호자를 맞는 의사는 자연스럽게 옷깃을 여미고 자세를 바로 하게 된다. 옷은 몸을 감싸는 수단이지만 타인에 대한 존중과 배려의 표현이기도 하다. 자신을 존중하는 사람은 타인에게도 존중받을 가능성 크다. 

 

둘째, 자신의 증상과 상태를 간결하게 한 번만 얘기한다. ‘인터넷에서 보니까’ ‘아는 사람이 그러는데’ 같은 말은 백해무익이다. 의사는 전문가로서 전문가가 아닌 일반인들 사이에 돌아다니는 ‘의학 풍문’에 거부감이 큰 사람들이다. 현재의 증상(문제)과 시작을 간결하게 논리적으로 표현하는 게 좋다. 의학적으로 검증되지 않은 얘기는 진료에 결코 도움이 안 된다. 특히 현안 문제와 관련 없는 살아온 얘기 같은 건 피하는 게 좋다. 시간에 쫓기는 의사들은 제한된 시간에 유효한 정보를 전달받아야 정확한 진단과 올바른 치료를 할 수 있다.

 
셋째, 이전 병원에 대한 불평은 안 하는 게 좋다. 답답하고 억울한 마음을 표현하면 잠시 후련할 수는 있다. 그러나 의사들은 여러 병원을 거쳐 온 환자를 ‘의료쇼핑’ ‘닥터쇼핑’ 하는 환자로 판단하고 좋지 않은 인상을 갖기 쉽다. 환자에 대해 선입견이 생길 수도 있다. ‘유명한 의사도 못 고치는 병을 내가 무슨 수로’ ‘결과가 나쁘면 다른 데 가서 또 나를 욕하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 수도 있다. 그러니 앞에 있는 의사를 믿고 좋든 싫든 신뢰를 보여주는 게 본인을 위해 좋다. 


마지막으로 보청기를 사용하는 환자는 반드시 챙기는 게 좋다고 조언한다. 보청기를 안 쓰면 소리를 크게 질러야 하고 큰 소리를 내면 아무래도 품위 있는 대화가 불가능할 수 있다. 이런 꿀팁들을 알아도 사용할 기회가 안 생기는 게 제일 좋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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